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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의 중심각과 원주각에 대한 색다른 증명카테고리 없음 2025. 3. 23. 17:59
원의 중심각과 원주각 사이의 대표적인 관계는 원주각이 항상 중심각의 절반이라는 것인데, 증명(이하 "원주각 증명"이라고 부르자)을 위해서는 중심각의 크기와 원주각을 이루는 선분들의 위치에 따라 몇 가지 경우로 나누고 각각의 경우에 대해 기하학적인 증명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글에서는 원주각 증명이 한 가지의 일관된 방식으로 가능함을 보이려고 한다. 여전히 몇 가지 경우로 나누어 접근하고 각각의 경우가 서로 달라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관계식으로 설명됨을 보이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런 경우라도 일단 넘어가고 본론을 보고나면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삼각형의 내각의 합에 관한 공식을 중심각이 \( \pi \)보다 커지는 일반적인 경우로 확장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중심각에 대한 삼각형의 내각의 합 공식의 확장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 \pi \) (또는 \( 180^\circ \) )라는 사실은 워낙 유명해서 거의 상식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다. 이제부터 하려는 얘기는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삼각형을 넘어서 삼각형의 내각 중 하나가 \( \pi \)를 넘는 경우를 포함하는 내각 공식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위 그림과 같이 원의 중점(\( O \))과 원 위의 두 점(\( A, B \))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을 생각해보자.
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잘 알려져 있듯이 \( \pi \) 이다. 그리고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이 꼭지점 \( A \)와 \( B \)에서의 각이 작아지고 중점 \( O \)에서의 각 \( \theta \)가 \( \pi \)에 아주 가까워진다고 해도 세 내각의 합이 \( \pi \)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 \theta = \pi \)가 되어 선분 \( AB \)가 중점 \( O \)를 지나는 상황이라면 그래도 여전히 삼각형의 내각의 공식을 만족한다고 봐야할까?
'삼각형'의 내각의 합 공식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니 삼각형이 아닌 경우는 아예 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 \angle AOB = \pi \)이고 나머지 두 각이 \( 0 \)인 특수한 경우도 포함하는 공식으로 약간 확장하기로 하면 여전히 세 각의 합이 \( \pi \)가 되는 상황을 설명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좀 더 흥미로운 상황을 생각해보자. 위에서 중심각 \( \angle AOB \)가 점점 커져서 결국 \( \pi \)가 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전개했는데 이게 가능하다면 좀 더 나아가 중심각이 \( \pi \)를 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다음 그림처럼 말이다.
이제 중심각 \( \theta \)는 \( \pi \)보다 커졌고 \( \theta \)를 한 각으로 하는 삼각형은 존재하지 않지만 세 점 \( O, A, B \)가 이루는 삼각형을 이용해서 삼각형의 합 공식을 기술하려는 시도를 해보자. 편의상 꼭지점 \( A \)와 \( B \)에서의 각을 둘 다 \( c \)라고 하자 (두 각이 같기 때문.) 여기에서는 눈에 보이는대로 ( \( \theta \)가 아닌 ) \( 2\pi - \theta \)를 한 각으로 하는 삼각형의 합에 대한 공식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 \theta \)가 점점 증가하고 동시에 나머지 두 각 \( c \)는 점점 감소하여 마침내 \( 0 \)이 되는 방향이라면 \( \theta \)가 \( \pi \)를 넘는 상황에 대응되는 다른 두 각의 값은 \( 0 \)을 지나 음수(!)가 되는 것이다. 이런 해석의 좋은 점은 \( \theta \)가 \( \pi \)보다 작을 때와 마찬가지로 \( \theta + c + c = \pi \)가 되고, 단지 이전과 다른 점은 \( c \)가 절대값은 보이는 그대로의 각이지만 그 값이 양수가 아니라 음수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원의 중심각에 대해 상당히 일반적인 삼각형의 내각 합 공식을 얻었는데, 그건 바로 \( 0 \lt \theta \lt 2\pi \)인 임의의 중심각에 대해 \( \theta + c + c = \pi \)이고, 다만 \( \theta \)가 \( \pi \)보다 큰 경우에는 \( c \)가 음수가 된다.
만약 각이 음수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했다면 \( \theta \)의 범위에 따라 두 가지로 경우로 나누고 각각의 경우에 약간 다른 삼각형의 내각 공식을 기술해야 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게 된 점은 각이 음수가 되는 것을 허용한다면 적은 수의 일반적인 공식으로 한꺼번에 여러가지 상황의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접근이 아래에서 원주각 증명을 할 때 사용된다.
원주각 증명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원주각 증명을 하자.
흔히 접하게 되는 원주각 증명이 그렇듯이 여기에서도 중심각의 크기와 원주각을 이루는 선분들의 위치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경우로 나뉜다.
우선 중심각이 \( \pi \) 보다 작은 경우는 원주각을 이루는 선분들의 위치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 경우로 나뉜다.
왼쪽에서부터 (1), (2), (3)번 경우라고 하자. 한편 중심각이 \( \pi \)보다 크거나 같은 경우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4) 앞으로 위의 네 가지 경우를 왼쪽 위에서부터 차례로 순서를 정하여 (1), (2), (3), (4)로 부르도록 하겠다.
이 글에서 원주각 증명을 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는 (2)인데, \( C \)와 \( O \)를 연결하는 가상의 선분과 \( A \)와 \( B \)를 연결하는 가상의 선분을 각각 그려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각 \( x \)의 의미는 이전과 그대로이나 아래 그림에서는 편의상 생략하였다.)
위 그림에서 두 삼각형 \( \triangle ABC \)와 \( \triangle OAB \)의 내각의 합 공식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이런 접근은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삼각형 \( OAC \)와 삼각형 \( OBC \)는 각각 이등변 삼각형이므로 \( \angle CAO = \angle ACO , \angle CBO = \angle BCO \)이다. 같아지는 두 각을 각각 \( b \)와 \( a \)라고 부르고 다른 이등변 삼각형의 두 각 \( \angle OAB = \angle OBA \)를 \( c \)라고 부른다면, \( \triangle ABC \)의 세 내각은 \( c+a , \, a+b, \, b+c \)이다. 그러면 삼각형의 내각 공식으로부터 $$ 2a + 2b + 2c = y + 2c = \pi $$이고, 따라서 $$ y = 2(a+b) = 2x $$를 얻어서 (2)번 경우에 대한 원주각 증명이 되었다.
다른 세 가지 경우도 바로 위와 완전히 같은 관계식을 얻는 방법으로 증명할텐데, 그 첫 단계는 원 위의 점 \( C \)가 움직여서 그 값이 \( a \)인 \( \angle CBO \)와 \( \angle BCO \)가 점점 작아지고 결국 \( a \)가 정확히 \( 0 \)이 되는 경우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아래 그림 참고)
이전 경우와 같이 두 삼각형의 내각 공식을 사용할텐데, \( \triangle OAB \)는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어서 같은 관계식 $$ y + 2c = \pi $$ 이 성립하고 \( \triangle ABC \)의 경우도 $$ 2a + 2b + 2c = \pi $$이 여전히 성립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 y = 2(a+b) = 2b = 2x $$가 된다.
여기까지는 기본형인 (2)번과 비슷한 경우라서 별로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점 \( C \)가 원을 따라 더 이동하여 다음 그림과 같이 되었다고 해보자. (위에서 분류한 네 가지 경우 중 첫 번째이다.)
이번에도 \( \triangle OAB \)는 변함이 없고 우리는 \( \triangle ABC \)의 내각에 관심이 있다. \( \triangle ABC \)의 세 내각은 \( b+c, \, \angle ACB, \, \angle CBA \)인데, 그 값이 \( x \)이기도 한 \( \angle ACB \)는 \( b \)에서 \( \angle OCB \)를 뺀 값이고 \( \angle CBA \)는 \( c \)에서 \( \angle OBC \)를 뺀 값이다. 이등변 삼각형의 성질에 의해 서로 같은 \( \angle OCB \)와 \( \angle OBC \)를 각각 \( b \)와 \( c \)로부터 뺐다고 생각하지 않고 음수로서 더했다고 보면 어떨까? 이전 두 가지 경우의 증명에서 \( \angle OCB \)인 \( a \)가 점점 작아져서 \( 0 \)이 되었듯이 \( a \)가 더 감소해서 음수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앞에서 이미 이런 발상을 소개했다. 그러면 \( \angle ACB = a + b \), \( \angle CBA = c + a \)라서 세 내각의 합은 \( (a+b) + (b+c) + (c+a) = \pi \)이 된다.
즉, 이전과 같은 관계식 $$ 2a + 2b + 2c = y + 2c = \pi $$를 얻고, 따라서 $$ y = 2(a+b) = 2x $$이 된다.
세 번째 경우도 첫 번째 경우와 같은 방식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이전과 같은 관계식 $$ 2a + 2b + 2c = y + 2c = \pi $$를 얻고, 따라서 $$ y = 2(a+b) = 2x $$이 된다.
남은 한 가지 경우는 (4)번으로, 이번에는 \( \pi \le y < 2\pi \) 인 경우이다. 이전의 다른 모든 경우들처럼 가상의 선분 \( OC \)와 \( AB \)를 생각하고, 역시 이전처럼 \( x = \angle ACB \) , \( b = \angle OCA = \angle OAC \) , \( a = \angle OCB = \angle OBC \) , \( c = \angle OAB = \angle OBA \)로 정의한다.
(4) 번은 (2) 번의 상황에서 각 \( y \)가 점점 증가하여 \( y \ge \pi \)가 된 상황으로, 이때 \( c \)는 양수로부터 점점 감소하여 \( c \le 0 \)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양수인 각 \( a , b \)와 음수인 각 \( c \)를 사용하면 두 삼각형 \( \triangle ABC \), \( \triangle OAB \)의 내각의 합 공식으로부터 $$ 2a + 2b + 2c = y + 2c = \pi $$를 얻고, 따라서 $$ y = 2(a+b) = 2x $$이 된다.
여기서 \( \triangle OAB \)의 내각의 합 \( y + 2c \)은 이 글의 처음 부분에서 설명한대로 삼각형의 내각의 합 공식을 확장한 결과이다.
종합하면 전체 증명에서 특징적인 점은 네 가지 경우가 조금씩 달라보여도 공통적인 두 관계식 $$ 2a + 2b + 2c = \pi \, , \, y + 2c = \pi $$를 얻는 방식으로 증명이 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이 글에서도 경우를 나누었지만 음수인 각을 허용한다면 각각의 경우가 근본적으로는 같은 상황(두 삼각형에 대한 내각의 합 공식이 같은 방식으로 연관)이라서 공통적으로 두 관계식만을 사용해서 원주각 공식을 증명하였다.